어린 시절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많았다. 흙바닥 마당에 앉아 놀다가 싫증이 나면 들이나 산, 또는 냇가로 내달았다. 그 속에서 해가 넘어가는 줄 모르게 신이 났다.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시냇가에서 멱 감던 일, 버들피리나 보리피리를 만들어 불던 일, 원두막에서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수박을 잘라 먹고 했던 일 등등 모두가 자연과 함께한 생활이었다. 이렇게 자연과 함께하면서 경쟁심을 기르고 양보의 미덕을 배우며 끈기와 인내심을 몸에 익혔다.
그러나 오로지 성적에만 매달려 사설학원들을 전전하고, 인터넷과 TV에 푹 빠져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먼 나라 일로 들릴 법한 얘기들이다. 게다가 한 뼘 공간마저 인색한 도시의 회색 벽들로 인해 아이들의 상상력과 정서마저도 메말라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러한 아이들의 생활환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자연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 하나는 이 자연체험학습이 학과성적을 크게 높여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장자크 루소는 “자연을 보라. 그리고 자연이 가르치는 길을 따라가라. 자연은 쉼 없이 아이들을 단련시킨다”고 갈파했다.
지금 당장 아이들을 학원이나 컴퓨터에서 해방시키고 컴퓨터에서 농촌사랑 또는 자연학습을 쳐 볼 수 있도록 해 보자.
아이들의 작은 체험활동을 통해서라도 농촌을 생각하고 사랑하고 농업인이 흘린 땀방울을 이해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나눔과 사랑을 실천할 수 있고, 국가교육 백년대계의 기틀은 물론 우리의 농업·농촌을 지켜 낼 수 있는데 큰 힘이 될 수 있으니 이보다 가치 있는 일이 어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