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악연맹경북연맹 예천요산회(회장 이덕재) 1월 정기산행이 17일 47명의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강원 태백산(1,567m)에서 실시됐다. 이날 산행은 유일사 매표소~유일사~장군봉~정상(천제단)~망경사~반재~당골매표소(8km)구간을 4시간여 등반했다.
강원 태백시 문곡동과 경북 봉화군 석포면 사이에 있는 태백산은 흰모래와 자갈이 쌓여 마치 눈이 덮인 것 같다 하여 태백산이라 불렀으며, '크고 밝은 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신라 5악 중 북악이었으며, 한국의 12대 명산의 하나로 꼽힌다.
또한 우리나라 삼신산의 하나로 예로부터 영산(靈山)으로 추앙받아 왔다. 이산을 중심으로 함백산(1,573m)·청옥산(1,277m)·구룡산(1,346m)등과 함께 주위 20㎞ 내외에 1,000m 이상의 봉우리 100여 개가 연봉을 아우르며 하나의 거대한 산지를 이루고 있다.
적설량이 많은 겨울철 등반지로 인기가 많은 태백산 정상에는 매년 개천절에 단군에게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天祭壇)이 있으며, 예로부터 계룡산과 함께 민간신앙의 중심지로, 산신당을 비롯한 기도처가 곳곳에 많고 1989년 5월에 태백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한달간 지속되던 한파가 수그러들며 포근함이 찾아오는 가운데 시산제를 겸한 경인년 첫 산행을 위해 7시 예천을 출발 태백산 유일사 매표소 주차장에 9시30분경 도착 했다.
태백고원의 아침 그림자가 드리워져 쌀쌀함이 느껴지는 가운데 주차장에 시산제 거행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요산회원들이 준비한 제물로 시작된 시산제는 경인년 한해 무사산행을 기원하며 정성껏 제를 올렸다.
이어 음복주를 나누어 마시고 기념촬영을 마친 일행은 10시경 유일사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에 앞서 이덕재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지난 한해 건강한 모습으로 산행을 무사히 마친 것에 감사드리며 올 한해도 산행을 잘 마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산행날씨는 맹위를 떨치던 한파가 물러가고 화창한 햇살이 부챗살처럼 펼쳐지며 윗옷을 벗어야 할 정도로 미세한 바람이 불어오는 산행하기에 최적이었으며, 전국에서 찾아온 산행객들의 발길에 닳고 닳은 등산로의 눈들은 고운 입자가 되어 너울춤을 추며 하늘로 높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일행은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걸어 10시50분경 유일사 입구에 도착했다. 이곳부터 등산로를 따라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간다는 주목이 곳곳에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어 산행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11시 25분경 유일사 매표소에서 3.3km 지점인 망경사, 천제단 갈림길 이정표에 도착했다.
이곳은 함백산을 비롯한 1천여미터의 산들이 태백산맥의 준령을 이루고 있는 조망이 일품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태백산 정상부 능선에 수년전 집단 식재한 태백산의 주목나무가 채 활착을 하기도 전에 일부 몰지각한 산행객들의 발길에 짓밣혀 신음하며 죽어 가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산은 잘 보존하여 후세에 길이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며 더구나 애써 가꾼 주목나무가 고사하는 모습에 산은 찾는 산악인들은 반성과 함께 태백산 도립공원 관리사무소의 특별한 관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태백산을 대표하는 주목은 약 2,800주이며 지름이 가장 큰 나무는 1.44m로서 수령은 500년 이상으로 설경이 장관을 이루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봄이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따사로움이 한껏 밀려는 가운데 11시50분경 장군봉(1,567m)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하늘에 제를 올리는 제단(장군단)이 있는데 둘레 20m, 높이 2m 돌로 쌓아올린 정방형(사각형)모양으로 천왕단보다 작다.
장군봉에서 천제단까지 정상부 능선은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주변으로 펼쳐지는 시원스런 조망이 일품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여만인 12시경 태백산 정상(천제단)에 도착했다.
정상부에는 따스한 햇살을 받아 눈이 다녹아 없어진 가운데 전국에서 찾아온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올리고 있었다. 정상부는 수백명이 머무를 수 있는 넓은 공간과 태백산 천왕단이 있으며 망경사, 문수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다.
천왕단은 자연석으로 쌓은 둘레 27.5m, 높이 2.4m, 좌우폭 7.36m, 앞뒤폭 8.26m의 타원형이며, 녹니편마암의 자연석으로 쌓아져 있는데 윗쪽은 원형이고 아래쪽은 사각형 이다.
태백산 천제단은 옛 사람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설치한 제단으로 삼국사기를 비롯한 옛 기록에 "신라에서는 태백산을 3산 5악(三山五岳) 중의 하나인 북악(北岳)이라 하고 제사를 받들었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영산(靈山)으로 섬겨 왔음을 알 수 있다. 태백산 정상에 위치한 천제단은 천왕단(天王檀)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단(將軍檀), 남쪽에는 그보다 작은 하단의 3기 로 구성되어 있다.
태백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함백산(1,573m), 매봉산(1,303m), 두타산(1,353m), 대조봉(1,136m), 육백산(1,244m), 백병산(1,259m), 연화산(1,190m) 등 1천여미터가 넘는 봉우리들이 태백산을 향해 도열하듯 에워싸고 있는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정상에서 유일사 매표소 4.0km, 당골광장 4.4km, 문수봉(1,517m)3.0km 이다. 잠시 휴식을 취한 일행은 0.5km 내리막길을 걸어 12시30분경 망경사에 도착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반주를 곁들이며 점심식사를 했다.
태백산 망경사(望鏡寺)에 있는 용정(龍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1,470m)에서 솟아나는 샘물로 100대 명수 중에서 가장 차고 물맛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용정은 샘에다 용왕각을 짓고 용신에 제사를 올리고 있으며 옛날부터 이 물로 천제 지내는 제수(祭水)로 사용하였다고 전해져온다.
점심식사를 마친 일행은 완만한 내리막길을 따라 걸어 백단사(1,8km), 당골광장(2.2km) 갈림길인 반재에 13시30분경 도착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내리막 등산로에서 눈썰매를 즐기며 즐거운 분위기속에서 당골광장에 14시경 무사히 도착했다.
당골 광장은 제17회 태백산 눈꽃축제(1. 22~1. 31)준비를 위해 눈 조각상을 만드는 손놀림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서 온 대형전세버스로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태백산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하여 초보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2시간이면 천제단에 이르고 하산까지 4시간이면 족하며 가족산행으로 적합하고 흰눈으로 뒤덮인 겨울철 주목군락의 설경은 환상이다.
한편 이날 시산제를 위해 이달호 부회장이 막걸리 1박스, 권옥수 부회장이 고사떡, 황덕규 회원이 사과 1박스, 양만석 회원이 시산제 현수막 을 찬조했다. 또 이덕제 회장을 비롯한 참가회원이 85만원, 산행에 참여치 못한 윤호인, 김영만 회원이 각5만원, 이윤자 회원이 3만원을 찬조해 산행을 빛냈다.
아울러 문재식(용궁 박달식당)회원이 춘양 홍가네 식당(봉화군 지체장애자 후원회 부회장)에서 매운탕에 화합을 다지는 건배주를 나누는 저녁식사를 대접해 회원들로 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예천군 지체장애자 후원회장인 문재식씨는 평소 장애인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남다른 열성을 갖고 헌신 봉사하며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등 주변의 귀감이 되고 있다.
1976년 창립된 예천요산회는 산악회의 발전을 위해 2010년도 운영위원으로 장용현, 이형후, 도성환 회원을 임명하였으며 현재 1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예천요산회 2월 산행은 21일 신불산(경남 양산)에서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