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의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마을 이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였던 과거에 비해 최근들어 경북 예천군에서는 마을 이장을 선출하는 이장선거가 잇따르고 있어 마을 주민들간 또다른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우려섞인 지적이 일고 있다.
예천군 풍양면 와룡1리와 감천면 덕율리에서는 지난 1월 마을 이장을 뽑기 위한 이장 선거를 통해 윤모씨와 박모씨를 각각 이장으로 선출했다.
또 예천읍 청복리에서도 지난달 28일 마을 총회를 개최해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전모씨를 이장으로 재신임 할 계획이었으나 김모씨가 뒤늦게 이장직을 희망하고 나서 주민들의 선거를 통해 이장을 선출했다.
이로인해 총회 개최 전 이장 전씨와 이장 선거에 출마한 김씨는 주민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며 총회 당일 자신들과 친분이 있는 마을주민들을 총회에 참석 시키기위해 차량으로 호송 시키기도 하는 등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처럼 농촌지역의 새로운 변화는 이장으로 선출될 경우 비록 활동비는 20~30만원에 불과하지만 농협을 통한 각종 영농비 지원이나 읍·면에서 지원하는 마을 숙원사업과 영농지원 사업에 이장의 입김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지방선거에서도 이장들이 영향력을 미칠 수 밖에 없어 일부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들이 선거 사전 포석용으로 자신들의 측근이나 친·인척을 이장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이에대해 지난 1월 마을 지도자들이 모여 이장을 선출한 예천읍 백전리 김모씨(67)는 "마을 주민들의 공동 이익을 위해 봉사 하겠다는 이장 희망자가 늘어 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행여 이장선거로 이웃들간에 골이 생겨 주민 화합을 해치게 될까 봐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한편 마을 이장선거는 주민들의 직접 투표로 실시되고 있으나 가구당 투표권은 한표로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행정당국에서도 선거에 전혀 관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경북일보 장병철기자 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