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퇴직할 날도 2여년 정도 남았다.
재직 중 공직선거나 위탁선거를 관리하면서 매번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이번 선거는 좀 더 내가 노력한 만큼 정당이나 후보자 그리고 유권자들이 선거법을 지켜가면서 깨끗한 선거로 치러지기를 기대하면서 공직선거 등을 관리해 왔다.
오는 6월 4일에 실시되는 제6회 전국 동시지방선거는 내가 선거관리위원회 근무하면서 마지막 치루는 지방선거가 되어 나에게는 좀 의미 있는 선거다. 선거에는 늘 상대 후보가 있어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심판자 입장에서 항상 엄정중립과 공정한 자세로 선거를 관리해야 한다.
우리나라 공직선거는 지역적 특성에 따라 선거문화에 상당히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이 두더러 지게 양극 상을 보인다. 농촌지역은 혈연.학연.지연 관계가 두더러 지게 나타나는 반면에 도시 지역은 이러한 면이 그나마 좀 미약한 편이다.
선거문화가 정착된 선진국에서도 혈연.학연.지연관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우리나라 선거문화에서는 유달리 많이 나타나는 것 같다. 이는 지나온 우리나라 역사를 돌이켜 보면 씨족문화 등으로 끈끈한 유대관계로 인해 주민간의 온정주의가 특히 시골지역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지방선거일이 2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주민을 대표하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다. 우리나라도 지방선거를 치룬지도 벌써 20여년이 지났다. 농촌 지역에서 근무하는 나는 관내 각종 기관.단체를 방문하여 선거법 강의 시 “돈 선거 근절”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이는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금품선거가 아직까지 지방선거에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와 관련하여 금품이나 음식물 등을 제공받은 사람에게 부과되는 과태료제도가 2004년 처음 선거법에 도입된 것도 우리 선거문화의 후진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제도상의 징표다.
선거와 관련하여 금품이나 음식물 등을 제공받은 사람에게 부과되는 10배 이상 50배 이하(최고 3,000만원)의 과태료 제도가 금품선거를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나는 이번 6월 4일 실시하는 지방선거에서도 “돈 선거 근절”을 위하여 전력투구하여야 한다. 내가 처음 선거관리위원회에 근무할 때보다 지금은 그래도 주민들의 의식이 많이 변화되어 선거와 관련하여 금품을 받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주민 대부분이 인식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선거문화가 깨끗하게 정착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희망이다. 국민들의 의식변화에는 1세기(100년)가 소요된다고 하는 말이 있다. 내가 재직 중 마지막으로 치루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또 다시 좀 더 노력한 만큼 선거법이 지켜지는 깨끗한 선거로 치러질 것을 기대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로 선거관리에 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