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바이러스는 감기와도 같아 한번 발생하면 기온이 낮고 건조해지면 급격히 번져가는 질병으로 겨울이 가까워 오면서 축산농가의 간담을 써늘하게 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예천은 지난해 12월~금년 2월간 40차례 구제역 양성판정으로 사육가축의 33%에 해당하는 34,000여두의 가축을 살처분하는 뼈 아픔을 겪었다.
우리 경찰에서도 불요불급한 업무를 제외하고 모든 치안역량을 구제역 방역 초소운영, 주민 이동자제 홍보, 가축이동 통제 등 “소리 없는 전쟁” 이라일컬어지는 구제역 예방에 수천명의 경찰력을 동원하여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면서도 경찰의 손길을 기다리는 치안서비스 수요자에게는 한점의 소홀함이 없도록 모든 직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다 함으써 24시간 뜬눈으로 근무하다시피 활동한바 있다.
당시 어느 어르신께서 자식과도 같이 기르던 소가 구제역에 감염되어 살 처분을 눈앞에 두고 있자, 먹이나 실컷 먹여 보내겠다며 소죽을 끊여주고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짓고 계시는 모습을 필자는 눈여겨 보아왔다.
필자 또한 60~70년대 어렵디 어렵던 보릿고개 시절에 사춘기를 보내면서 배고픔을 몸소 체험해 왔던 세대로 집에서 기르던 소는 사실상 농촌 재산의 전부이기도 한 때가 있었다.
최근 경북 북부권 2~3개 시 . 군 축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로 모두가 긴장하였으나 다행히도 음성판정으로 안도감을 되찾고 있음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자치단체 등 관련기관에서는 지난번 구제역이 경북 북부권에 급격히 감염되어 예방 및 살 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이 과로로 쓰러지고 살처분에 따른 충격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구제역이라면 진저리를 내는 업무로 정평이 나있다.
구제역은 감염 가축 처리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몰지 사후관리도 여간 힘드는 업무가 아니다 비 오면 덮어야하고 개이면 벗겨야 하는 것은 물론, 침출수 관리에도 년 중 공무원이 계절 없이 매달려야 하는 등 엄청난 인력까지 앗아가고 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염소와 같이 발꿉이 둘로 갈라진 동물 즉 우제류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감염성이 매우 강해 입 ? 발굽 등에 물집이 생긴다고 하여 입구(口) 굽제(蹄)자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감염이 되면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식욕이 저하되어 죽게 되는 질병으로 국제수역사무국에서 A급 질병으로 분류함으로서 우리나라도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지정 해놓고 있다.
구제역은 공기감염보다 각종 사료. 차량이나 사람에 의해 전염되는 확률이 높아 사육농가는 물론 주민 이동과 각종 부산물의 통제 또한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구제역은 예방이 최선의 방책으로 보여 근원적으로 방지하려면 방역 당국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전 국민이 하나같이 구제역 예방에 협력해 나아갈 때 일구어 낼 수 있는 힘든 과제다.
만약 구제역이 발생한다면 모두가 발생지역 출입을 자제하고 방역원들의 활동에 적극 따라야만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구제역이 다시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해 모든 국민이 생업에 전념 할 수 있고 막대한 재산적 손실과 불필요한 인력 낭비도 없게 됨은 물론 국가 신인도 제고에도 엄청난 기여를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