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동경하던 정비사가 꿈에 대한 열정과 피나는 노력을 통해 공군 조종사로 새롭게 태어났다. 화제의 주인공은 신진하 중위(26세, 사관후보생 123).
신 중위는 군인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일념 하나로 2001년 공군 항공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해 2004년 공군 하사로 임관했다. 임관 당시 그의 나이 19세. 당시 신 하사는 항공기의 전기장치를 정비하는 직책을 맡고 1전투비행단에 배속되어 F-5 전투기와 T-50 고등훈련기를 정비했다.
정비사로 전문성을 쌓아가며 보람된 군 생활을 영위했던 신 하사 였지만, 본인이 정비한 T-50 고등훈련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또래 조종사들을 바라보며 가슴에 더 큰 꿈을 품게 되었고, 빨간 마후라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일주일에 2~3번은 야간비행을 지원해야 하는 전투비행단의 특성 때문에 야간대학을 다닌다는 것은 언감생심에 불과 했다.
하지만 신 하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학점은행제로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2008년부터 본격적인 학점 취득에 나섰고, 2009년 학사학위를 받아냈다.
말 그대로 주경야독이었다. 일하지 않는 시간은 공부에만 전념해야 했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강행군 이었지만, 업무에도 소홀함이 없어 ’08년 11월에는 같은 특기 동기생 중 가장 빨리 중사로 진급했다.
학사학위를 취득함으로써 조종장교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은 얻었지만, 그가 조종사가 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사관후보생 122기에 합격해 입소했지만, 혈압문제 때문에 퇴소를 당했던 것. 공중에서 근무해야 하는 조종사에 대한 신체검사는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퇴소이후 정비사로 다시 복귀한 신 중사는 절치부심의 마음가짐으로 체력을 관리해 123기로 다시 입대해 비행교육에 입과할 수 있었다. 한 번의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훈련에 임했고, 고등비행교육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작전사령관상까지 수상하게 되었다.
신 중위를 직접 지도했던 김정민 소령(공사 47기)은 “정비사 출신이기 때문에 항공기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높았고, 정비 파트와의 호흡도 좋았다”며 “부사관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부하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지휘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중위는 “내손으로 정비하던 T-50 고등훈련기를 타고 첫 비행 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조국 영공수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 중위는 CRT 과정을 거쳐 F-16 조종사로 근무하게 된다.
비행하고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신진하 중위. 그에게 하늘은 더 이상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치열한 삶의 터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