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는 신체적인 발달과 2차적인 성 특징이 일어나는 정서가 매우 강하고 변화가 심한 질풍노도의 시기이다. 감정표현이 완전하지 못하면서 시험에 대한 두려움, 열등생이 되는 두려움, 장래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자아 정체감과 함께 때론 방황하고 좌절하는 혼돈기를 거치게 된다.
따라서 가치관 확립과 자아 정립을 위해 올바른 청소년 지도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청소년기는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지난 16일 예천읍사무소 직원과 동본1리 부녀회원들은 주택가 이면도로, 뒷골목 등 취약지역의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깨끗한 마을 및 활기찬 상설시장 조성을 위한 환경정화활동을 펼쳤다.
이날 부녀회원들은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우범지역(?)에 대한 정화 활동을 펼치면서 청소년 선도 및 유해환경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동본1리는 재래시장을 끼고 상가가 밀집해 있어 청소년들의 출입이 잦다. 청소년들은 방과 후 학원에 가거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활동 공간을 찾아 나서게 된다. 대표적인 곳이 예천교육청 입구(동광쇼핑 뒷골목 중앙로 36-1, 2), 예천곡물상회 뒷골목(상설시장 1길 27-1)이다.
이곳은 일반인들의 통행이 뜸한 곳으로 대소변을 보거나 담벼락의 심한 낙서, 길바닥에 어지럽게 버려진 담배꽁초로 인해 언제부터인가 우범지역으로 불리게 됐다. 따라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이곳을 찾게 되고 밤이 되면 지나가기가 겁이 날 정도라고 한다.
골목 인근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대낮에도 교복을 입은 남녀 학생들이 함께 담배를 피우며 낯 뜨거운 행동을 하는 것을 종종 목격하고 지적을 하면 오히려 화를 내며 일부는 어른을 폭행까지 하고 있어 이제는 선뜻 나서기가 꺼려지고 학생들은 더 대범하게 이곳에서 자신들의 표현을 분출하고 있다.
밤이 늦도록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골목에서 시끄럽게 떠들며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워도 인근 주민들은 힘들어도 애써 참으며 내다보지도 않을 정도로 자포자기한 상태가 되었다.
동본1리에서 정기적으로 마을 대청소를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게 되는데 이날도 예외 없이 골목길은 담배꽁초가 쓰레기와 함께 모래알처럼 수없이 버려져 있었다.
사람들의 심리는 버려져 있으면 더 버리게 된다. 그래서 이날 부녀회원들은 깨끗한 골목을 만들면 덜 버리게 될 것이고 나아가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선도해 보자며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며 깨끗한 마을 만들기에 정성을 쏟았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것은 가정, 학교, 사회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공교육의 내실화를 다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감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의 욕구를 분출 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일과 관련 예천경찰서를 찾아 담당자와 상담을 나누면서 이곳의 상황은 경찰서, 교육청, 군청 담당부서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지만 예산, 인력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학생들의 탈선과 인근주민들의 치안불안 해결을 위해 가로등과 CCTV를 설치하고 방범순찰을 돈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야간에 통행이 없다고 골목길을 폐쇄할 수도 없으며 이곳이 아니더라도 청소년들은 제2, 제3의 장소를 물색할 것이다.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일꾼으로 자랄 수 있도록 청소년들만을 위한 일정한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청소년들의 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함께 미래에 대한 꿈을 갖도록 다양한 방법을 통해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지난 16일 이후 매일 이곳을 찾아 담배꽁초를 주으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게 됐다. 학생들은 심리상 어른들이 큰소리치며 불량학생이라고 가리키면 이에 반발하게 된다. 신체적으로 크게 성장한 그들과 물리적인 충돌은 오히려 일을 크게 만들뿐 아무런 효과가 없다.
‘자식농사가 제일 힘들다’는 옛말처럼 자식을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내 자식도 마음데로 못하는데 남의 아이들을 다룬다는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문화에 대해 알려고 애써보지만 알 수 없는 벽에 부딪치듯 접근이 쉽지 않다.
처음에는 낯선 학생들과 얘기를 나눈다는 것이 두려웠다. 특히 대화 장소가 일반인들이 꺼려하는 곳인지라 망설이기도 했다. 마음을 크게 먹고 부드러운 말로 마을 주민들이 청소를 하게 된 동기와 함께 이곳을 깨끗하게 하는 것에 동참을 하자며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대화중에 방과후 방황하지 말고 예천군 청소년수련관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볼 것을 권했지만 그런 것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했다. 방과 후 갈 곳이 별로 없는 그들에게 사회는 관심을 가져주고 청소년들의 끼와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어울림 마당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이에 앞서 미관상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담벼락의 낙서를 지우고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밝은 모습의 벽화를 그리고 예천곡물상회 뒷골목에 가로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비단 이곳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제2, 제3의 우범지역을 찾아 나서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공감대형성은 물론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그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아낌없는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가며 꿈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어울림 공간을 마련해 준다면 유해환경과 탈선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갖고 가지고 올바르게 성장할 것이다.
순찰을 돌면서 첫 만남에서 어색해 하던 학생들이 몇 번의 만남을 거치면서 미안해하는 모습으로 바뀌었으며 내 아이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울러 청소년을 둔 부모들은 방과 후 내 아이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이 어둡고 그늘진 곳이 아닌 밝은 곳에서 당당히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며 모든 사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좋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옳고 그름의 판단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가 꾸준한 사랑을 갖고 지켜봐 주길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