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악연맹경북연맹 예천요산회(회장 이덕재) 12월 정기산행이 20일 33명의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전북 완주군 대둔산(878m)에서 실시됐다.
이날 산행은 대둔산 주차장~금강계곡~동심바위~금강구름다리~입석대~삼선철계단~마천대~주차장 구간(5.6km)을 3시간 30여분 등반했다.
충남·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우는 대둔산(878m)은 전북 완주군 운주면, 충남 논산시 벌곡면, 금산군 진산면 경계에 걸쳐 있는 산으로 능선을 따라 삼선바위·임금바위·입석대·마왕문·장군봉·동심바위·형제봉·금강봉·칠성대·낙조대 등 갖가지 형상의 기암절벽이 호위하듯 둘러서 있고 단풍이 어우러지는 가을에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며 한국 8경의 하나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관광지로 1980년 5월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한해가 저물어 가는 12월의 중순 1주일째 이어지는 기습한파가 볼살을 할퀴며 어둠의 공간을 타고 흐르는 이른 새벽 6시30분 예천을 출발 고속도로를 쉬지 않고 달려 산행들머리인 대둔산 도립공원 주차장에 9시20분경 도착 했다.
산행에 앞서 갑작스레 유명을 달리한 고 최택순 회원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올린데 이어 이덕재 회장은“이른 새벽에도 불구하고 많이 참석해주신 회원들에게 감사드리며 눈이 오는 매끄럽지 못한 날씨이므로 각별히 유의하여 안전산행 해줄 것을 당부”했다.
대둔산은 전날 눈이 내려 온산이 하얀 설경으로 변한 가운데 화창한 날씨로 산행하기엔 적당했다. 대둔산은 정상인 마천대까지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가파른 돌계단이 연속으로 이어져 눈이 내리는 겨울철에는 안전산행에 유의해야 한다.
하얀색으로 도배를 한듯 나뭇가지, 바위마다 피어난 순백은 겨울의 낭만을 그리며 오르막을 오르는 일행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평상시 같으면 금강계곡의 급경사 구간에서 거침 숨을 토하며 힘들어 했겠지만 이날은 주변의 경취에 취해 연신 발길을 멈추어 힘든것도 잊은 체 오를 수 있었다.
동심바위를 지나면서 엷은 햇살의 하늘은 짙게 변하며 서서히 눈발이 휘날리기 시작했다. 발목까지 차오르는 눈길을 헤쳐가며 금강구름다리 입구에 10시30분경 도착했다.
구름다리는 국립도립공원 입장료 징수 폐지와 통과료가 없어졌으며 우회등산로가 있지만 이곳을 지나야 대둔산의 묘미를 느낄 수 있기에 일행은 전원 구름다리를 건넜다.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연결하는 높이 70m, 길이 60m의 금강구름다리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건너면 심하게 흔들리며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함에 현기증이 생긴다.
구름다리에는 주변 조망을 위한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본 금강 계곡의 깍아지른 기암절벽을 따라 핀 겨울설화는 필설로 형언할 수 없는 자연미의 극치를 이루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을 익히 들었지만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설경은 환상 그 자체였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두 눈이 멀고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어떻게 하지도 못한체 그저 바라만 봐야하는 안타까움이랄까, 일행은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림으로 그려낸다 해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한 폭의 산수화였다.
구름다리에서 일행을 비롯한 탐방객들은 앞으로 나아가질 않고 연신 카메라 셧터를 누르며 추억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어 10시52분경 삼선철계단(일명 하늘계단)입구에 도착했다.
삼선계단은 구름다리와 함께 대둔산의 명물이며 수직에 가까울 정도의 급경사 철계단으로 난간대를 잡고 올라가야 하며 뒤를 돌아보면 아찔함에 오금이 저릴 만큼 위험하지만 그만큼 스릴감이 있기에 대부분 이곳을 지나게 되지만 이날은 많은 눈으로 몹시도 미끄러워 안전한 우회등산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금강계곡을 벗어나 정상인 마천대가 가까워지자 눈보라가 세차지며 추위가 밀려왔다. 앞서간 일행은 춥다며 서둘러 하산을 하는 가운데 마천대 정상(878.9m)에 11시15분경 도착했다. 원효대사가 하늘과 맞닿았다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마천대는 케이블카(왕복 7.000, 편도 4.000)로 쉽게 오를 수 있다.
맑은 날 마천대에 서면 가깝게는 진안 마이산, 멀리는 지리산 천왕봉, 그리고 변산반도의 서해바다까지 한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고 하지만 이날은 한치 앞도 바라볼 수 없을 만큼 매서운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철난간대를 붙잡으면 장갑이 척척 들어붙을 정도로 추워 잠시도 머무를 수 없어 기념사진을 찍고 하산했다.
급경사 하산길은 매우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하고 조심하면서 하산했다. 거세던 눈보라도 금강계곡으로 접어들자 평온하게 잦아들어 일행은 눈꽃을 감상하며 11시40분경 동심점 휴게소에 도착 오뎅국물(4천원)을 곁들인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식사를 마친 일행은 12시10분경 하산을 시작해 겨울 대둔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며 13시경 주차장에 무사히 도착 대둔산 관광호텔에서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대둔산에서의 겨울산행은 그리움으로 일렁이던 추억이 폭설 되어 하얀 여백위에 한점 한점 수놓듯이 가슴까지 홍건이 물들이며 한구석 응어리졌던 기억들을 훌훌 털어버린 잊지 못할 산행이 됐다.
한편 이날 산행에서 최장덕(한국전력)회원이 등반대장, 배동현(한국전기)회원이 사무차장으로 선임됐으며, 바르게살기운동 조직 육성과 사회 정의 실천에 앞장서고 경로잔치, 환경정화활동, 청소년 선도 등 매월 봉사활동을 펼쳐 회원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포장을 받은 김운경 고문이 십만원을 찬조해 산행을 더욱 빛냈다.
예천요산회는 대한산악연맹경북연맹에 가입된 산악회로 1976년 창립됐으며 13대 이덕재 회장(구룡유업사)이 이끌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연중행사로 시산제 거행(1월 봉덕산), 경북산악북부연맹 행사 참가(5월 영양), 포항고 OB산악회 합동산행(7월 주왕산), 포항내연산악제 참가(10월), 월례산행 등을 실시했다.
예천요산회 1월 산행은 17일 태백산에서 시산제와 함께 실시하며 등산에 관심 있는 분들의 가입신청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