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흑응산악회(회장 전재인)제260회 정기산행이 지난 19일 39명의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속리산 국립공원 구병산(877m)에서 실시됐다.
산행은 적암휴게소~절터(옹달샘)→853봉→정상→철계단→바위굴→수무골→적암휴게소(7.6km) 원점 코스를 4시간여 등반하면서 친목을 다지는 산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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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군의 속리산 국립공원 남쪽 국도변에 우뚝 솟은 구병산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산세가 마치 병풍을 두른듯 아홉개의 봉우리가 연이어 펼쳐지는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산이다. 기암절벽과 단풍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장관을 이루며 가을 산행지로 적격이다.
속리산의 남단에 위치한 구병산은 속리산의 명성에 가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속리산과 구병산을 잇는 43.9km구간이 '충북 알프스'로 지정 되면서 최근 관광지로 개발되고 있는 보은군의 아름다운 명산이다.
구병산 산행은 예천흑응산악회의 자매산악회인 대구건우산악회(회장 송시화)와 합동으로 실시 됐다. 이날 양산악회는 상호교류 산행을 통한 산악회의 발전과 친선도모에 기여코자 회원들 입회하에 상호 교류 및 년1회 합동산행을 위한 자매결연 협정서에 서명했다.
양산악회는 지난 4월13일 비슬산(달성), 4월20일 백두대간 16구간(상리)에서 초청 상호교류 산행을 실시한데 이어 7월20일에는 회룡포에서 대구건우산악회의 하계수련대회를 개최하는 등 친선도모에 적극 노력해 왔다.
보은군 마로면 적암휴게소에 09시30분경 도착한 일행은 대구 건우산악회와 합류했다. 건우산악회에서는 41명이 참가했다. 먼저 양산악회 자매결연 협정식 체결에 이어 회갑을 맞은 예천흑응산악회 권향정 회원의 축하연이 조촐하게 베풀어졌다.
현수막을 게시하고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으며 케잌 점화에 이어 80여명의 회원들이 부르는 축하 노래가 구병산 자락에 가득 울려 퍼졌다. 회원들은 술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회갑을 축하하고 더욱 건강하길 기원했다.
산중에서 열린 이색 회갑 축하연에서 권향정 회원은 감개가 무량하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산행으로 건강한 체력을 기르고 산악회의 발전과 회원들의 친선도모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념촬영을 마친 회원들은 10시경 선홍빛으로 점점 채색되어 가는 등산로를 따라 질서정연하게 구병산 산행을 시작했다. 적암휴게소에서 우측 마을안길로 시작되는 등산로 초입에는 빨갛게 익어가는 감나무가 집단을 이루고 있어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등산로를 따라 유난히 심한 가을 가뭄으로 계곡의 물이 바닥을 드러낸 가운데 단풍은 예년의 빛깔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바람 한점 없는 날씨 는 연신 땀방울을 흘러내리게 했다. 10시 40분경 옹달샘에 도착 했지만 샘물은 말라버리고 없었다.
옹달샘에서부터 등산로는 온통 돌밭 오르막길이다. 급경사로 이루어진 이구간은 무척 힘이 들었지만 산 정상부로 올라갈수록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들로 힘든 것을 잊을 수 있었다.
11시30분경 오르막이 끝나고 능선 갈림길 이정표에 도착했다. 구병산(1.8km)은 좌측방향을 따라 853봉(0.3km)을 지나야 한다. 능선에 올라서자 탁트인 시야와 함께 병풍을 두른 듯 울긋불긋 펼쳐지는 구병산의 단풍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다웠다.
능선길은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암릉구간으로 가끔 산행사고가 일어나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 12시경 835봉에 도착했다. 이봉은 암벽 천길낭떠러지로 아찔한 현기증이 일어났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구병산은 곳곳에 기암괴석과 단풍이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았다. 구병산 정상으로 가는 암릉 능선길은 좁고 밧줄 타는 구간이 많아 스릴감을 느낄 수 있었다.
12시 50분경 구병산 정상(877m)에 도착했다. 정상은 탁트인 조망이 일품으로 전국각처에서 온 등산객들로 발을 디딜 곳이 없었다. 정상은 비좁아 기념촬영을 하고 10여분 하산하여 돌밭 경사면 곳곳에 흩어져서점심식사를 했다. 양산악회원들은 각자 싸가지고 온 도시락과 반주를 곁들인 점심식사를 하면서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하산은 KT 기지국 방향이며 가파른 돌밭 경사면으로 곳곳에서 등산객들이 넘어지는 등 상당히 위험했다. 계곡을 따라 곱게 물들어 가는 단풍은 가뭄탓에 채 빛깔을 내기도 전에 말라버리고 있어 안타까움이 들었다. 물 한방울 흐르지 않은체 두시간이나 이어지는 계곡 하산길은 길고깊었다. 지루한 돌밭길을 지나 15시 10분경 KT 위성 기지국을 지나 산행 시작 5시간여만에 적암 휴게소에 무사히 도착했다.
아홉폭 병풍을 두른듯 멋진 절경이 펼쳐지는 구병산은 가을 산행의 적지로서 산행의 묘미를 다 맛볼 수 있게 해주었다.
산행을 마친 후 적암휴게소에서 대구 건우산악회와 예천 흑응산악회의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하산주 자리가 마련됐다.
예천에서는 인삼조술을 대구에서는 소주, 오징어 안주를 비롯한 행사준비를 한 가운데 산악회의 발전과 친선도모를 기원하는 양산악회장님의 건배제의로 시작된 2부 행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자리에서 대구건우산악회 송시화 회장은 "이번 합동산행을 계기로 정보교환은 물론 상호교류 산행을 통해 우의를 더욱 돈독히 하고 양산악회의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보문면 신월리 출신 출향인 이필호(인천 비룡산악회, 주 태진해운)씨가 산행중 우연히 고향산악회를 만나게 되었다며 자매결연 행사장을 찾아와 양산악회의 발전을 위해 금일봉을 전달하고 함께 어울리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흑응산악회 11월 산행은 9일 속리산 묘봉(874m)에서 실시한다.
글,사진 제공:예천읍사무소 장광현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