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공사시 경사면 설계를 하면서 토질이나 경사면 암질에 대한 정확한 사전 조사를 하지 않고 규정만 앞세운 설계를 하는 바람에 신설 도로가 무너져 내리는 경우가 허다해 예산 낭비는 물론 자칫 대형 사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예천군에 따르면 현재 도로 공사를 위한 경사면 설계시 성토부분은 1:1.5를 기준으로 30°정도의 기울기를 적용하고, 절토부분의 경우 토사일 때는 45°각도로, 리핑암(마사)이나 바위 부분에는 60~70°의 기울기로 설계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토질이나 지층에 대한 정확한 지질조사를 할 수 있는 장비나 전문지식도 없이 경사면 설계를 하는 경우가 허다해 암 속에 전리층이 있을 경우 적은 비에도 도로 절개지 부분이 쉽게 무너져 내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초에는 예천군 개포면 동송 도로 공사현장 경사면의 흙더미가 무너져 내려 시공업체가 경사면을 더 눕혀 녹생토로 재시공을 했으며, 양수발전소 상부댐 진입도로 공사 현장의 절개지도 이번 여름 장마비에 무너져 내려 재시공을 했다.
일선 지방자치단체는 도로공사 현장의 경사면 보호를 위해 튼튼한 콘크리트 옹벽 설계를 할 경우 상부기관으로부터 자칫 과다설계로 지적을 받을 수도 있어 웬만한 현장에는 사업비 예산이 많이 지출되는 옹벽 설계를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천군 토목담당공무원은 “고속도로공사 현장처럼 경사면 설계는 규정을 무시하고 현장에 맞게 안전한 설계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맞다”며 “예산을 아끼기 위해 규정만 앞세워 설계를 했다가 오히려 예산을 이중으로 지출하고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