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무대 위 지루한 언어로 계속되는 이 공연이 진행되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공연은 군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이 펼치는 공연이다.사진을찍고, 속기록에 빠짐없이 기록하지만, 의회 청사 안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한마디로 그들만의 잔치이다. 물론 이들이 관객에 얼마나 목말라 하는지는 알고 있다.
업무보고하고, 질의하고 답변하고, 예결산을 심의하고, 조례를 개정하고, 이 모든 작업들이 그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다.
물론 주민들의 참여 부족도 한 몫 할 것이다.
하지만, 군의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모든 주민들이 언제든지 손쉽게 알 필요가 있다.
군의원들은 우리가 낸 세금이 잘 쓰이는지 감시하라고 대표로 보낸 사람들 아닌가? 주민이 한 명도 와서 보지 않는 ‘흥행에 단단히 실패한’ 군의회는 기실 각성해야 한다.
문을 활짝 열어 제껴라! 군의회는 그 자체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현장 아니던가? 학생들도, 시장 아줌마들도, 농민들도, 손쉽게 들을 수 있는 시간과 장소로 바꾸면 어떨까?
학교 강당도 좋고, 각 면 주민자치위원회 사무실로, 마을 회관으로, 시장 바닥으로 군의회 본회의장을 옮기는 것도 생각해보자. 정례회가 시작되는 주간에는 확실한 이벤트로 관객을 사로잡아야 한다. ‘담장을 허물고’, ‘직접 찾아간다’는 컨셉은 군의회에는 아직 유효하다.
무대 위에 올라 선 두 주인공은 물론 나름대로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다. 하지만, 텅 빈 객석에는 쓸쓸함만 감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