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이 전통적인 활의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살려 국궁의 명맥을 유지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키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 완공해 놓은 각궁제작체험관에 활 제작 명인이 입주를 꺼리고 있는데다 각종 시설 마무리를 하지 못해 준공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방치되고 있다.
군은 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해 9월초 예천읍 왕신리에 지상 1층 현대식 건물의 각궁제작체험관을 완공,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지역에서 50여년이 넘게 활을 제작해 온 권모씨(67, 예천읍 왕신리)를 입주시켜 관광객들과 이곳을 찾는 군민들에게 전통 활의 제작 과정을 직접 보여주고 국궁을 전시 판매키로 하는 등 지역의 상징인 활을 이용한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각궁제작 체험관이 준공된지 4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건물내에 활 제작과정에 대한 사진 및 작업 도구만 일부 전시해 놓고, 완성된 활의 전시 및 판매는 고사하고 내부 마무리조차 마치지 않은 채 문이 굳게 닫혀있어 가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과 군민들이 실망만 하고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군이 당초 이곳에 이주를 시킬 계획이었던 활 제작자인 권모씨가 고령인데다 “입주를 할 명분이 없다”며 각궁제작체험관으로의 입주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 많은 예산을 들여 건립해 놓은 각궁제작체험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사게 될 우려마저 낳고 있다.
권씨는 “이제는 나이가 많아 제자들의 도움 없이는 도저히 활을 제작하기도 어렵다”며 “제자들도 생계를 이어가며 활 제작을 배우고 있는 형편이라 활 제작에 전념할 수가 없어 각궁제작체험관으로 이주하기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군담당자는 “준공은 됐지만 사소한 내부시설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활을 제작하는 사람을 반드시 구해 입주시킨 뒤 각궁제작체험관이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4월 초쯤이면 모든 시설이 완벽히 갖춰질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