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북 익산에서 발생, 전국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리는 물론 닭고기의 소비가 크게 줄어든데다 사료값 폭등 등으로 예천지역 축산 농가들이 도산 위기를 맞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예천군에는 현재 군 전체 510여호의 농가에서 닭 60여만 수, 오리 10여만 수가 사육되고 있다.
이들 닭과 오리 사육 농가에서는 그동안 25kg들이 배합사료 1포대 가격이 지난해 말 8천700원에서 불과 수개월 사이에 1만2천원~1만3천원으로 50% 이상 인상되는 바람에 사료값 부담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런데 최근 전·남북과 경기도에서 AI 의심 사례 신고가 잇따르자 전국적으로 오리와 닭고기 소비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오리와 닭의 판로가 거의 막혀 사료값 폭등과 AI 파동으로 인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사육농가들의 줄 도산마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예천군의 경우 이미 역학 조사 결과 음성으로 판명이 나 이동제한 조치까지 해제가 되었으나 일부 사육 농가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지역에서 병아리가 유입되었거나 도압장을 이용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로 인해 조류 인플루엔자 의심 지역으로 오해까지 받고 있어 사육농가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예천에서 대규모 오리 사육농장을 운영하는 김모 (43)씨는 "사료값이 폭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AI여파로 판로까지 막혀 빚만 늘어나고 있어 조만간 오리들을 출하하지 못할 경우 자식같은 오리를 모두 굶겨 죽일 수 밖에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오리와 닭고기의 소비 촉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대부분 영세한 오리·닭고기 전문 판매 식당은 AI가 발생한 뒤 손님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자 매출이 50%이상 떨어지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일부 식당은 다른 업종으로 전환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군 축산 담당자는 "현재 우리 지역에서는 단 한건의 AI 발생 조짐도 없다"면서 "오리고기와 닭고기는 70도에서 30분, 75도에서 5분간 조리하면 안심하고 섭취해도 되는 만큼 어려운 사육농가를 돕기 위해서라도 군민들이 오리와 닭고기 소비를 늘여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병철기자 jjang@kyongbu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