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악연맹경북연맹 예천요산회(회장 이덕재)와 자매결연을 맺은 포항고 OB산악회 25회 동기생 테마 산행이 지난 22일 4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국가지정문화재 명승지 제16호로 지정된 회룡포 비룡산(飛龍山 240m)에서 실시됐다.
소백산이 남으로 뻗어 내려오면서 잠시 쉬어가는 길목에 강이 산을 부둥켜안고 용트림을 하는 듯한 특이한 지형으로 한 삽만 뜨면 섬이 되어버릴 것 같은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회룡포는 예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회룡포가 있는 비룡산(飛龍山)은 전국의 산악회에서 테마 산행으로 많이 찾고 있으며 4시간의 종주 산행과 1시간의 회룡포 전망대 산행이 있다.
이날 산행은 예천요산회 초청으로 포항고 25회 재경, 포항 동기회가 33년만에 첫 만남의 자리를 회룡포에서 갖게 됐으며 1부 비룡산 산행에 이어 2부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순서로 치러졌다.
서울과 포항에서 각각 출발 11시20분경 회룡포 주차장에 도착한 포항고 25회 동기생들은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눈데 이어 자매산악회인 예천요산회 회원들과도 인사를 주고 받았다.
비룡산 산행에 예천요산회에서 10여명의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주차장~장안사~회룡대~봉수대~원산성~봉수대~회룡대~장안사~주차장(7.4km)원점회귀 코스 산행을 했다.
용주팔경시비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일행은 11시 44분경 모처럼 단비가 내려 촉촉해진 숲길 등산로를 따라 걸었다. 비룡산 산행은 회룡포 마을 주차장에서 회룡포 전망대 이정표를 따라 시작되며. 회룡대까지는 1.5km로 회룡포 안내도를 보고 계단을 올라서면 이 마을 출신 시인 김영락(1831∼1906)이 용주팔경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용주팔경시비가 있다.
비룡산 등산로는 소나무 숲길을 따라 왼쪽 아래로 회룡포를 휘감아 도는 내성천의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오르게 되며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이정표, 벤치, 목계단, 난간대를 설치하고 주변 숲을 정비했다.
비룡산은 평균 해발이 200m도 채 안되지만 강바닥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초입부터 오르막이 시작되기에 조그만 산이라고 얕봤다간 큰 낭패를 당하기 쉽다. 3시간이 넘는 장시간을 달려 도착한 일행들은 몸이 채 풀리지 않은 탓에 오르막 등산로를 오르면서 가뿐숨을 내쉬기도 했다.
바야흐로 계절은 겨울의 문턱을 넘어 봄을 향해 치닫고 있는 듯 등산로를 따라 연분홍 진달래, 노오란 생강나무 꽃들이 앞다투어 피면서 일행들을 반기고 있었다. 도시에서 온 일부 회원들은 생강나무를 보고 산수유로 착각을 하기도 했다.
장안사 쉼터까지는 몇 번의 오르막 내리막 구간이 있으나 좌측으로 펼쳐지는 내성천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걷다보면 그리 힘들지 않게 3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12시 10분경 장안사 쉼터(아미타대불)에 도착한 일행은 박용성 예천군 문화유산해설사로부터 회룡포 주변의 문화유적 및 관광안내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 자리에서 박용성 해설사는 구수한 예천 사투리를 섞어 가면서 시종일관 막힘없는 명해설로 일행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큰 박수를 받았다.
장안사 쉼터에는 최근 아미타대불을 찾는 불교신자들을 위해 설치한 비가림 시설이 눈길을 끌었다. 쉼터는 차를 타고 장안사 주차장까지 와서 약 100여미터를 걸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비룡산의 장안사는 통일신라때 의상대사의 제자인 운명선사가 세운 천년고찰로 신라가 삼국통일 후 국태민안을 염원하며 전국 세곳의 명산에 장안사를 세웠는데 금강산과 양산, 국토의 중간인 예천군 용궁면 비룡산의 장안사이다.
2000년대 초반에 세운 높이 10여미터의 아미타대불은 장안사의 면모를 더 높여 주고 있으며, 2005년 8월 일주일간 장안사 범종에서 단맛이 나는 땀방울 같은 물방울이 맺혀 흘러내리면서 방송에도 소개가 된 장안사는 영험이 있는 유서 깊은 도량이다.
12시30분경 회룡대(전망대)에 도착한 일행은 내성천 푸른 강물이 350도 큰 원을 그리고 돌아나가면서 육지속의 섬마을이 되어 버린 천혜의 비경에 모두들 감탄을 했다. 팔각정 전망대에서 박용성 해설사로부터 정면의 산세를 바라보면서 회룡포 관련 안내 설명을 들으며 동화속의 풍경처럼 다가오는 비경에 푹 빠져 기념사진을 찍으며 10여분을 머물렀다. 이날 회룡포 전망대에는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어 헬기장, 봉수대를 지나 원산성으로 향했다. 회룡대에서 원산성까지는 2.2km이며 30여분 소요된다. 사방 3.7m, 높이 2.7m의 정방형 규모로 1997년 11월 복원한 봉수대는 예전에 동쪽의 서암산(예천읍)봉수, 서쪽의 소이산(의성 다인)봉수, 북쪽의 가불산(문경 산양)봉수와 연락을 담당하는 군사요충지였다.
등산로는 봉수대에서 내리막길이 잠시 나오다가 완만한 능선을 따라 산책을 하듯 걷게 되며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에 땀을 식히고 소나무 숲길 사이로 펼쳐지는 용궁 향석리 들판과 내성천의 빼어난 조망에 지루함을 잊게 된다.
12시55분경 제2전망대, 원산성 갈림길에 도착 우측 원산성 방향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이 길은 하늘을 덮어버릴 정도의 울창한 솔숲 오솔길을 걷게 되어 사색하는 기분이 들지만 주변 조망권이 없다. 산행시작 1시간30분여만인13시15분경 원산성에 도착했다.
원산성은 둘레 920m, 높이 1.5~3m로 흙과 돌로 섞어 쌓은 토석 혼축성이다. 따뷔성, 또아리성이라고도 불리는 이 성은 원형으로 쌓았다하여 삼국사기에 원산성(圓山城)으로 부르고 있다.
원산성은 문경의 금천, 영주의 내성천, 태백의 낙동강이 합류하는 삼강을 배수진으로 하고 가파른 지형을 이루며 사방을 일목요연하게 조망할 수 있는 천연요새다. 삼한시대 마한이 이 성에서 백제에 패함으로써 멸망하였다. 그 후로도 신라, 백제, 고구려의 접경지에 위치한 탓에 격전이 잦았으며 성에는 세 개의 샘과 한 개의 군창이 성주위에는 고분이 많았다고 성 안내판에 기록되어 있다.
이천여년의 풍상을 겪은 원산성은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성이였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가운데 예천군에서 원산성 복원을 실시할 계획에 있어 큰 기대가 되고 있다.
원산성에서는 성저마을(2.0km)과 배골(0.5km)의 갈림길 이정표가 있으며 이곳에서 삼강대교와 주막의 모습을 조망 할 수 있다. 일행들은 일정상 삼강주막을 들르지 못하는 아쉬움을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주막을 먼발치에서 조망했다.
일행들은 원산성에 둘러앉아 가져온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예천요산회, 포항고 25회 동기생들은 반주를 곁들인 도시락 반찬을 서로 나눠 먹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포항고 25회 동기회 김기호 회장은“재경동기회, 포항동기회가 졸업 후 33년만에 처음 갖게 되는 만남의 행사를 국토의 중간인 예천에서 실시하게 된 것을 아주 뜻깊게 생각하고 비룡산의 정기를 받아 왕이 된 기분이라며 오락가락하던 비가 그쳐 날씨도 도와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초청해주신 이덕재 예천요산회 회장님을 비롯해 산행 가이드를 해주신 요산회 회원님, 안내 설명을 해주신 박용성 해설사님 등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양 산악회의 우정이 영원하기를 기원드린다”고 말했다.
13시55분경 왔던길을 되돌아 회룡대 방향으로 걸었다. 시커먼 먹구름이 잔뜩 드리운 하늘에서 금방이라도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기세에 눌린 일행은 잰걸음으로 내달아 30여분만에 회룡대에 도착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망대로 오르는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장안사 쉼터를 지나 출발지였던 회룡포 주차장에 산행시작 3시간여만인 15시10분경에 도착했다. 주차장에는 대형버스 3대가 주차해 있었다. 봄으로 가는 길목인 3월 중순에 왕성한 생명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며 무사히 산행을 마친 일행은 주차장에서 하산주를 나눠 마시며 예천, 포항 양 지역의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주차장에 자리를 펴고 예천요산회에서 손두부 3판, 예천 막걸리 1말, 포항고 25회에서 회, 소주, 오뎅 등 푸짐한 먹거리가 마련된 가운데 일행들은 술잔을 주고받으며 상호 친선교류를 통한 우호증진을 위해 서로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이 자리에서 이덕재 예천요산회 회장은“예천을 방문해 주신 포항고 OB산악회 이만희 회장님을 비롯한 25회 동기생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비가 그치고 쾌청한 날씨속에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된 것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산행을 통한 양 지역의 친선교류에 다함께 힘쓰고 예천을 많이 사랑하고 찾아줄 것을 바라며 예천군 관광홍보 책자 50권을 전달했다.
예천요산회와 포항고 OB산악회는 대한산악연맹에 가입된 단체로 2003년 9월에 자매결연을 맺고 예천군 용문면 매봉에서 기념산행을 했다. 이후 양 산악회는 매년 초청 친선 교류산행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7월19일 주왕산에서 합동산행이 있다.
(비룡산 산행 안내)
*제1코스 : 용주팔경시비→장안사→정상(회룡대)→용주팔경시비(1시간)
*제2코스 : 용주팔경시비→장안사→정상(회룡대)→봉수대→원산성→삼
강앞봉→의자봉→적석봉→사림봉→용포마을→강변길→용주팔경시비
(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