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손녀 두명을 데리고 살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지난달 17일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어린 손녀 두명과 함께 살던 집이 전소된 안홍춘 할머니(74 예천군 감천면 유리)는 걱정이 태산이다.
우선 마을 이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이 안 할머니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녀 두명을 마을 회관에서 임시로 기거할 수 있도록 거처를 마련해 주었지만 벌써부터 안 할머니는 이번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수년전부터 생활고를 이유로 어린 자식들을 할머니에게 맡긴 두 아들 또한 아이 엄마들마저 가출한 뒤, 마땅한 직업도 없이 객지를 떠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할머니는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안할머니가 그동안 거주해 온 집터가 하천부지로 확인돼, 새로 집을 짓는 잃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안 할머니의 이번 여름나기는 너무 힘겨워 보였다.
안 할머니의 딱한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자원봉사센터가 나서 20여㎡ 정도의 중고 조립식 가건물을 확보한 뒤 마을 청년회에 도움을 요청, 청년회원들이 14일 가건물을 세우기 위한 기초 작업을 마무리 해놓았다.
그러나 손녀 두명과 할머니가 함께 기거하기엔 공간이 너무 좁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겨울철 난방비 걱정을 하면서도 손녀들이 씻을 일과 공부방이라도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할머니의 작은 바람을 해결해 주기위해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들이 고심 중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안 할머니의 거처 마련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감천면 청년들의 모임단체인 부용회의 김주동(47) 회장은 "마을 청년들이야 할머니에게 사랑의 집이라도 전달해 드리는 일에 몸으로 때우는 노동력만 보탤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손녀들을 걱정하는 할머니를 생각해 작은 공간이라도 겨울을 대비해 순간 온수기라도 달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예천군 자원봉사센터의 김종현 사무국장은 "우선은 조립식 가건물이라도 안 할머니의 거처를 조속히 마련해 드리는 일이 우선인것 같다"며 "거처가 마련되더라도 화재로 모두 소실된 가재도구 및 할머니가 두 손녀와 호구지책이라도 해결할 수 있도록 독지가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