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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설/기고

[독자기고]덕항산(환선굴) 등반 기행문

예천인터넷방송   |   송고 : 2007-10-26 10:46:28

 밤새 겨울이 다녀갔다. 찬 새벽공기가 가르는 기습추위에 미쳐 옷을 갈아입지 못한 초록잎 가로수가 오늘따라 파리해 보였다. 이젠 초록이 낯설어 보인다. 사방을 둘러봐도 그 어디에도 눈부신 초록빛은 찾아 볼 수 없다. 울긋불긋 색동옷으로 산천이 물들어 가는 10월의 셋째 휴일. 겨울을 향해 떠나는 가을 열차에 황급히 몸을 실었다.

 산보다 환선굴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삼척시 덕항산은 동남으로 펼쳐지는 병풍암, 거대한 암벽, 하늘을 떠 받치고 있는 듯한 우뚝 솟은 촛대봉 등 수려한 산세와 특이한 절경을 이루고 있어 등산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삼척시의 대표적인 명산이다.

 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행렬이 질풍노도처럼 번져가는 10월에 단풍 등산과 환상적인 동굴탐방을 함께 할 수 있는 덕항산 산행에 37명의 회원들이 참석했다.

영주, 봉화, 태백을 경유하며 가는 길목마다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는 가운데 높은 고갯마루에는 밤새 무서리가 내리며 겨울을 재촉하고 있었다.


 아침 6시에 예천을 출발 7시 25분에 태백 명산랜드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9시30분에 덕항산 군립공원 매표소에 도착을 했다. 마침 이날은 삼척 MBC에서 자연사랑 등반행사를 실시하는 관계로 전국에서 온 행락객들로 크게 붐비고 있었다.

 입구에서 바라본 덕항산은 깊은 협곡을 형성하고 있으며, 매표소는 박쥐형상을 한 독특한 건물구조를 갖추어 대금굴, 환선굴의 이미지와 잘 부합되는 것 같았다. 입장료는 1인당 4천원이며 단체는 3천5백원이다. 등산로 입구에서 등반대장으로부터 간단한 산행안내 설명을 듣고 산행을 시작했다. 이날 날씨는 계곡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이 뼛속까지 스며들 정도로 매서웠으며, 이른 아침의 덕항산 협곡은 햇볕이 들어오지 않아 음산한 기운까지 감돌았다.


 동산고뎅이 방면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입구부터 급경사였다. 울창한 숲과 암벽이 많은 등산로는 바로 서 있기가 힘들 정도였다. 자칫 기지개라도 켜면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위험이 있는 경사 70도를 이루고 있었다.

 한치의 부주의도 용납지 않기에 회원들은 한발 두발 조심하며 산을 올랐다. 그러나 몸이 채 풀리기도 전에 급경사를 오르다 보니 숨이 가득 차 왔다. 마라톤을 뛸때 가슴이 숨차는 것과 같은 증상이었다. 그러나 능선을 따라 매서운 바람이 불어와 땀을 흘리기도 전에 날려버려 산행하기엔 좋은 날씨였다.

 30여분을 올라서니 환선굴 전망대가 나왔다. 건너편 산중턱에 작은 구멍이 보였는데 저곳이 동양최대의 자연동굴이라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8부 능선에 굴이 있을까?

덕항산은 능선을 따라 오르기 때문에 병풍처럼 펼쳐지는 암벽을 감상할 수 있어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장암목 926 철제 계단을 올라 11시10분에 드디어 덕항산 정상(1,071 M)을 밞았다. 큰기대를 안고 도착한 정상은 주위의 나무에 가려 탁트인 조망을 할 수 없어 다소 실망감이 들었다. 먼저 도착한 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점심 식사를 하기엔 이른 시간이어서 쉼터 갈림길로 뒤돌아와 지각산(환선봉) 방향으로 산행을 계속했다.


 11시40분에 덕항산~환선봉 중간 지점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12시 20분경 환선봉(1,079 M)에 도착했다. 지각산으로도 불리우는 이곳은 덕항산 주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그곳에서 바라보는 덕항산 주변의 산세는 일품이다.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걷는 등산로는 낭떠러지여서 방심을 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덕항산 등산시 각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날 덕항산의 단풍은 체 물들기도 전에 갑자기 내려간 기온으로 얼었다가 말라가고 있었으며, 등산로는 마치 봄 해동(解冬)을 하듯 질퍽했다. 가끔 만나는 고운 단풍이 반가울 정도로 계절은 이미 떠나고 있었다.

 가을을 느끼고 싶어서 떠난 여행길. 텁텁하던 한여름의 무더위와 지루한 가을 장맛비가 물러간 가을은 예전의 그 청명함이 아니었다. 잔뜩 웅크린 듯한 하늘은 눈부신 햇살을 보여주지 못했다.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가을단풍도 예전만 못했다.


 장암재로 내려오는 등산로 역시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무릎 관절에 무리가 왔다. 쉬어갈겸 약수터에서 물 한잔을 마시고 전망대에서 촛대바위를 감상했다. 송곳처럼 날카롭게 생긴 촛대바위는 덕항산의 대표적인 명물이다.

 이어 철제계단을 오르니 천연동굴이 나타났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뚫은 것처럼 보이는 천연동굴은 신기했다. 천연동굴을 지나 환선굴 갈림길에 도착하자 환선굴 탐방객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13시50분경 드디어 환선굴에 도착했다. 환선굴은 입구부터 그 웅장함으로 탐방객들을 압도했다. 웅장하기가 동양최대라고 일컫는 것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굴 내부는 거대한 지하궁전 같아 보였다. 축구장 몇 개를 합친 듯 넓은 지하광장은 탐방객들로 하여금 연신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덕항산 중턱에 위치한 환선굴은 지하의 금강산으로 불리우며,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모르는 지하수가 동굴내 계곡을 만들며 덕항산 계곡으로 끝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동굴안은 갖가지 형상을 한 바위와 폭포가 연속으로 이어지고 탐방로를 따라 만리장성, 지옥계곡, 참회의 다리, 사랑의 다리 등 그 형상에 맞는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비슷해 보였다.


 탐방에 1시간이 소요된 환선굴은 단양 고수동굴의 종유석 같은 아름다움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웅장함만 이어져 굴 내부로 들어 갈수록 점점 실망감이 생겼다.  안보면 보고 싶고 보면 실망감이 생긴다는 말처럼 힘들게 동굴까지 들어온 탐방객들은 너도 나도 이구동성으로 헛고생만 했다 할 정도로 환선굴은 별로 볼 것이 없었다.  덕항산 등반과 환선굴 탐방을 모두 마치고 주차장에는 15시15분경에 도착 했다.


 소슬한 바람에 낙엽지는 소리가 들리는 10월. 유달리 긴 폭염과 장마로 계절 감각마저 무디어져가는 산과 들에 연보라색 꽃구름이 내려 앉았다.

 바람이 가을에 속삭이고 가을은 선홍빛 그리움의 꽃을 피워 올렸다. 어느날 아침 바람결에 실려 온 가을이 내게 손을 내밀어 다녀온 덕항산 산행은 모처럼 가을의 정취를 느껴본 여행이 되었다.

                                                                                                                  글.사진 제공:장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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