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고려대 수학과 황윤성 교수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불행하게도 잉태한 지 8개월만에 탯줄을 끊어야 했던 조산아. 그것도 부족해 세상에 나온 뒤 3일 동안 호흡 곤란을 겪어야 했고,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고, 그것이 뇌성마비 장애인이 된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여섯 살이 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했고, 그래서 초등학교도 1년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불행하고 허약했던 소년은 어느 날 절망의 벼랑에서 희망의 꽃씨를 싹틔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샌디에이고 대학과 산타바바라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당당하게 모교인 고려대 수학과 교수에 임용됐다.
그렇다면 의사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소년 황윤성이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진실은 멀리에 있지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이었던 홍혜선 선생님의 헌신적 사랑과 정성이 이 유약한 소년으로 하여금 원대한 꿈과 희망을 가슴에 품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실제로 제자는 25년이 흐른 뒤에도 스승의 이름 세 글자와 함께 그 헌신적 사랑과 정성을 또렷하 게 기억해냈다. 그러고 보면 세상을 빛낸 위대한 인물 뒤에는 언제나 훌륭한 스승이 있었다.
요즘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이순신 장군과 장보고 대사를 보더라도 그들이 역경을 헤치고 시대를 이끌어 가는 위인이 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 특히 그 중에서도 스승의 역할이 컸다.
박지성, 이영표 선수가 유럽의 프로축구 무대에서 멋지게 활약할 수 있는 것도 어찌 보면 히딩크 감독이라는 뛰어난 스승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훌륭한 선생님 혹은 스승은 제자들에게 `뿌리 깊은 나무'이자 `샘이 깊은 물'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훌륭한 선생님이 있었기에 제자들은 아무리 험한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았고, 아무리 심한 가뭄이 들어도 목마르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스승의 날에 모교를 찾아가 스승과 후배들을 만나자”는 어느 국회의원의 제안은, 설사 그것이 인기 없는(?) 정치인의 제안일망정 신선하게 들린다.
베스트셀러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는 우리가 찾는 행복은 바로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는, 평범하지만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수 없는 진실의 자락들을 보여준다.
이 책은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지 않아도, 큰 부를 이루지 않아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고, 항상 웃을 수 있다는 소중한 지혜를 낮은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런데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일' 중에서 세 번째가 바로 `은사님 찾아뵙기'가 아닌가.
내일은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세상의 모든 제자들을 대신해서 세상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드리고 싶다. 그런데 문득 드는 `행복한 궁금증' 하나. 황윤성 교수는 홍혜선 선생님을 만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