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유난히 눈도 많이 내리고 추위도 일찍 찾아와 예년에 비해 동장군이 기세를 떨쳤던 시기였던 것 같다. 임진년 새해가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4절기 중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우수가 지났으며 동면에 들어갔던 생명들이 깨어난다는 경칩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예부터 농가에서는 입춘이 되면 남정네들은 겨우내 넣어둔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며 한 해 농사에 대비하고, 아낙네들은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대문에 ‘입춘대길’이란 글귀를 붙여 놓고 한해의 무사태평과 풍년을 기원했으며 우수ㆍ경칩에는 대동강물이 풀린다고 했다.
기온이 영하에서 영상으로 바뀌면서 겨우내 얼었던 곳에 동결과 융해현상이 반복되며 지반이 약화되어 생활 주변의 축대, 절개지, 건설공사장, 노후건물 등에 균열과 붕괴의 안전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를 기점으로 많은 붕괴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행정당국을 비롯한 관련 기관에서는 해빙기에 대한 특별한 주의를 당부하곤 한다.
특히 얼었던 대지가 녹으면서 축대 등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종종 접하게 된다. 따라서 주변 노후 불량건물이나 축대, 도로 절개지, 각종 공사장 등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책을 세우고 지도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해빙기를 맞아 무엇보다 조심해야 할 곳은 저수지ㆍ강ㆍ하천을 찾아 낚시와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증가와 함께 얼음 위 강태공들의 익사사고이다. 해빙기 안전사고 가운데 연못이나 저수지 등에서 발생한 희생자가 가장 많았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해빙기의 사고는 얼음을 지치거나 얼음낚시를 하는 가운데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 시기 얼음은 빙점과 맞물려 결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약한 충격에도 깨지기 쉽다. 물의 깊이나 유속에 따라 얼음 두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얼음 두께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이다. 얼음 위를 걷다 보면 “우두둑”하는 소리가 나며 균열이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위험신호나 마찬가지이다. 비롯 온도가 영하권에 머물고 있다곤 하지만 결빙 상태에 따라 큰 사고로 번질 위험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소방관서에서는 이번 동절기가 장기간 혹한이 지속됨에 따라 어느해 보다 해빙기 안전사고 우려가 높다고 판단하여 낚시터를 비롯하여 대형 공사장, 붕괴위험 시설, 교통 취약시설 등을 대상으로 민관합동으로 종합점검을 실시하여 붕괴 등의 위험, 취약 시설물은 임시보수, 보강조치 및 사용제한 등 강력한 안전대책을 강구토록 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안전관리 체계 강화 등 사고예방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다.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 시기만 되면 사고예방 활동을 펼치는 일선소방관서에서는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을 머릿속에 항상 떠올리게 된다. 겨우내 얼었던 땅과 눈이 녹아 내리면서 모두들 해이해지기 쉬운 이때, 개인 스스로가 안전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평소 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실천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