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한 가지 이슈가 있다. SNS, 뉴스 등을 막론하고 일반인이나 유명인, 정치인까지 미투운동이 몰고 온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가족이 된 지 4개월 차로 접어든 신임 공무원인 나로서는 미투운동에 대한 관심이 지방선거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하여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선거일을 40여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미투운동이 정치문화를 바꾸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판단해 보았다. 미투운동이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선택 할 때 보수와 진보 등의 정치적 성향이나 특정 정당 소속 여부를 떠나서 ‘정치인으로서의 소양’을 따져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판단기준으로 작용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어느 정도의 기대감이 일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판단할 때 한 분야만 편향되는 것은 경계해야 하겠지만 미투운동으로 인해 유권자들이 투표를 할 때 그 정치인의 혹은 정당의 요모조모를 꼼꼼히 따지고 더불어 그들의 정책도 하나하나 살펴가며 평가해보는 시간이 늘어났으면 한다. 미투운동은 누군가의 용기 있는 결심에서 시작 된 일이지만 선관위가 지향하고 있는 정책선거문화는 그러한 대단한 결심이나 용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먹기는 쉬울 소냐? 선관위 직원으로서 감히 한 가지 제안하자면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자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같이 들리지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대단한 힘을 가진 것이다. 하다못해 작은 생명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우리는 그것이 싹 트도록 하기 위해 밤낮으로 보살핌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자그마한 관심 하나에서 시작된 행동이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하물며 손톱보다도 작은 씨앗도 변화시키는데 어찌 관심 하나가 우리 정치문화도 변화시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면 나는 우리들의 관심들이 우리사회의 정치문화에서도 변화를 불러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는 지역, 나의 동네, 내가 좋아하는 분야, 내가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불편함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그곳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이나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분명히 눈에 보일 것이다. 관심의 크기나 질은 중요하지 않다. 대한민국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우리들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 중 어느 것 하나 사소한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이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정책선거를 실천해 보기에는 딱 알맞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오늘 내가 뽑는 인물이 짧게는 4년을 길게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나와 나의 가족들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서두로 돌아가 보기로 하자. 미투운동은 2017년 지구 반대편의 한 명의 용기가 발단이었고, 2018년 우리나라까지 확산되었다. 그리고 ‘위드유’라는 구호 아래 그들을 지지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문화로 정착되어가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민감하거나 사회적 문제가 되는 이슈들에는 이러한 캠페인이나 동참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데 긍정적인 이슈들은 확산되는 힘이 적다는 것이다. 어떤 차이일가? 결국 관심과 그 지속성의 차이일 것이다. 적어도 지금의 시점에서는 정책이라는 단어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달력을 2장만 넘겨 버리면 선거일이 나오는 시점이다. 내 인생 첫 직장이 있는 예천군에는 진작부터 크고 작은 제보가 이어지고, 사무실은 선거관련 업무로 나날이 분주해 지고 있다. 선거일이 가까워짐을 물씬 느끼는 요즘이다. 처음 발령지로 올 때의 매서운 겨울바람이 까마득하게 잊힐 정도로 날이 많이 푸근해졌다. 봄바람이 불어오듯이 이곳 예천에도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에도 정책선거라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