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미호위락단지 조성 사업을 하고 있는 (주) 한맥개발이 조성부지 내 유적발굴 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각종 유물이 발굴되면서 대대적인 유물 발굴 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유물 발굴 조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강행해 말썽을 빚고 있다.
한맥개발은 지난 2004년부터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와 보문면 오암리 일대 130여만 ㎡에 대중골프장과 전원마을을 포함한 위락단지 조성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이 회사는 지난 2004년 12월 문화재청으로부터 이 일대 5천3744㎡를 5개 구역으로 나눠 문화재 발굴허가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경북문화재 연구원 등 문화재 발굴조사기관은 2005년 1월부터 이들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유적발굴 조사를 실시 했다.
그 결과 올해 4월 말 경북문화재 연구원은 이 지역에서 발굴된 삼국시대 봉토분 등 24기의 유구와 조선시대 건물지 1동과 아궁이 1기, 경작지와 관련된 배수로, 석열 등 토도류, 금속류 등 총 194점의 출토 유물을 공개 했다.
특히 조사단은 이 지역 고분이 출토 유물로 보아 6세기 중엽에서 7세기 대에 조영된 것으로 추측하고 인근 지역에 대한 추가발굴을 위해 문화재청에 유적발굴조사 변경허가를 신청하고 예천 지역에서 처음으로 고분군이 발굴된 만큼 향후 지역 고대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한맥개발은 개발 예정 면적 130여만㎡ 중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21만여 ㎡ 정도만 문화재 발굴 조사를 하기로 한데다, 당초 문화재 발굴 조사를 신청했던 4개 구역 가운데 5구역은 유구를 확인하고도 토지 보상 문제를 마무리 짓지 못해 제때 발굴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자 밭 고랑을 파듯이 유물분포 여부를 조사하는 트랜치를 설치해 유물조사를 실시하는 등 허술한 발굴조사로 인해 자칫 소중한 문화 유산이 그대로 사장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대해 향토 사학자들은 "개발 논리만 앞세우다가 소중한 문화 유산을 훼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사업지구의 일부 지역에서 적지 않은 유물이 출토되었다면 공사를 중단하고서라도 사업 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유적 발굴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경북일보 장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