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지방자치단체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영화 및 드라마 촬영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예천군이 그동안 인기 드라마나 영화를 수없이 촬영하고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치 못해 관광산업 활성화로 연계시키기는 커녕 예산만 낭비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예천에서는 2000년 ‘가을동화’를 비롯 2005년 영화 ‘나의 결혼 원정기’, 지난해 전국 최다 관객동원 기록을 세운 영화 ‘괴물’ 등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예천군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일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인 이들 소재를 활용하지 못한채 계속 사장시키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군은 지난해 최대 흥행작인 영화 ‘괴물’의 한 장면인 주인공 배두나와 예천군청 소속 국가대표 윤옥희 선수의 양궁경기 장면을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촬영, 지역 이미지 홍보 효과로 인한 관광객 유치에 큰 기대를 했다.
2005년 영화 ‘나의 결혼 원정기’는 주인공들이 예천 총각들로 설정되면서 당시 스탭들의 숙박비 및 식대 등 6천500만원을 군비로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괴물’이나 ‘나의 결혼 원정기’에는 관객들이 눈여겨 보지 않으면 촬영지가 예천이었다는 이미지를 찾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군도 이들 영화촬영지에 대한 홍보 입간판조차 하나 설치하지 않아 관광객 유치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2000년 방영돼 국내 뿐 아니라 대만과 일본 등지에서 한류 붐까지 일으킨 ‘가을동화’의 경우에도 주인공들의 어린시절을 용궁면 모 초등학교와 회룡포 등지에서 촬영하고도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를 알고 찾는 관광객은 드문 실정이다.
강원도 등 ‘가을동화’ 타 지역 촬영지들은 국내 관광객은 물론 대만, 일본 관광객들까지 다녀갈 정도로 관광상품화에 성공했다.
예천군은 지난해에도 전통 한옥 마을이 있는 용문면 금당실에서 모 방송국 특집드라마가 촬영되는 등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지속적인 각광을 받고 있다.
경북도내에서도 문경시, 청송군, 영덕군, 울진군 등은 드라마나 영화 1~2편으로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그 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고도 관광산업과 연계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공무원들의 마인드가 안돼 있기 때문”이라며 “수십억원을 투입하는 관광지 개발보다 적당히 자연경관을 포장해 영화나 드라마 이미지를 덧씌우면 될 인일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