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까지만 의심 신고가 없다면 큰 고비는 넘길 수 있을텐데…."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2차 감염이나 의심축으로 추정되는 신고가 줄어드는 시점에 다시 찾은 예천군청 상황근무자의 말이다.
예천군은 지난 10일 예천읍 한 농가에서 의심 신고가 들어와 한때 긴장했지만 음성으로 판정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민·관·군·경 모두 하나가 돼 고장을 스스로 지킨다는 굳은 결의로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차단 방역에 나서고 있다.
휴일인 12일 오전 9시, 이현준 군수는 간부회의를 열어 "모두가 합심해 차단방역에 나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은 것 같다"며 "(구제역)바이러스 잠복기 고비라 할 수 있는 오늘과 내일 의심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군수는 또 지난 11일 오후 3시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이주호 원장이 발생지를 둘러 본 뒤 군청 3층에 마련된 구제역 방역대책본부를 방문해 "'안동발 구제역이 인근지역으로 확산됐지만 예천에서 더 이상의 추가 발생이 없다는 것은 발빠른 초기대응과 차단 방역에 만전을 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며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그러나 이러한 격려의 말도 잠시 이날 오전 10시가 넘어서면서 10분 단위로 지보와 하리, 호명지역에서 의심신고가 잇따랐다. 지보와 하리면은 한우 사육농가, 호명면은 첫 돼지 농가에서 신고가 들어왔다.
안도의 한숨도 잠시 방역대책본부는 긴장감과 함께 또다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다.
12일 예천읍은 2·7일마다 돌아오는 5일장에 휴일이 겹쳤지만 재래시장은 뚝 떨어진 날씨에 구제역 여파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예천군이 각 읍·면에 서한문과 홍보 방송을 통해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자제토록 당부한 것도 있지만 농민들은 장날 나들이에 나섰다가 혹시 구제역을 옮겨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대부분이 장보기를 포기해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노점상에서 야채를 팔고 있는 한 상인은 "5일마다 열리는 장날이라야 손님이 제일 많은데 구제역 때문에 물건을 사러오는 사람이 없으니 들고나온 것들을 다시 챙겨 일찍 돌아가야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2일 현재 예천지역은 양성판정을 받은 두 농가를 포함한 28농가에서 한우 547마리(염소 5마리 포함)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했다.
하지만 지역에선 돼지 농가에서 첫 의심 신고가 들어와 방역당국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예방적 차원에서 660여마리에 대한 살처분 작업에 들어갔으며, 군민들은 한결같이 음성 판정을 기대하고 있다.
경북일보 장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