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청이전에 대한 논의가 다시 뜨겁다.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북부지역의 해당 공무원과 주민, 경제주체들이 성사를 기정사실화하기도 하고 때로는 다소 부풀려 확대 재생산하기도 하고 있다. 언론도 여기에 어느 정도 거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렇듯 도청이전을 바라는 이들의 심정의 기저에는 한결같이 ‘북부지역도 좀 살아보자’하는 기대심리일 것이다. 굳이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아니면 살 수가 없다’는 절박감이 맞을 것이다. 김관용 도지사의 지난선거에서의 슬로건이 바로 ‘지발 좀 묵고 살자’였음도 이 같은 지역민들의 심정을 대변했기에 손쉽게 지지율을 끌어올렸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도청이전이라는 현안문제를 면밀히 살펴 볼 필요는 없는 것일까. 김 지사는 후보시절 북부지역으로의 도청이전 문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상대방 후보의 강력한 이전 공약에 비해 현실적인 고민을 보여주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경북도는 최근 2년 안에 이전 후보지를 최종 결정할 것을 발표했고 도청이전팀이 가동되고 있다.
그렇다면 실현가능성은 있는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정치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행정구역개편 논의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과거 농촌구조를 전제로 한 지금의 행정구역은 효율면에서 그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논의다. 지난해 국회행정구역개편특위가 가동되었고 2010년을 목표로 기존의 광역과 기초단위의 행정구역이 아닌 적게는 50만 많게는 100만 가량의 인구를 아우르는 새로운 행정단위의 구상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도청이전은 현실적으로 타당성이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새로운 형태의 행정중심도시가 북부지역에 탄생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도청이 아닐 가능성은 높다. 그럴진대 미리 도청이전을 추진해 혈세를 낭비할 일도 아님은 상식이다. 이제는 좀 더 구체적이고 솔직한 추진이 필요하다. 지역민의 민심달래기 정도의 이야기는 삼가는 것이 좋다. 결국 지역민의 희망사항보다 수년이 더 걸리더라도 국가와 지역 그리고 주민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 차분하게 행정중심도시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일 때다. 부동산 투기나 야기하는 되풀이는 이제 지역민들도 진저리가 날 일이기 때문이다. 황성한 기자(alsdpchd@hanmail.net)